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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놀이 후 귀가 먹먹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금 있으면 빠지겠지"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그 '조금'이 하루 이틀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으면서 여름 휴가 내내 귀 하나 때문에 망쳐버렸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귀에 물이 들어갔을 때 방치하면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외이도염(外耳道炎)이라는 염증 질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물놀이와 귀 건강 — 왜 여름만 되면 귓병이 생길까
몇 해 전 여름, 가족들과 계곡으로 물놀이를 갔습니다. 튜브 위에서 신나게 놀다가 순간 뒤집히는 바람에 물속으로 꼬르륵 빠져들었고, 수면 위로 올라오는 순간 왼쪽 귀 한쪽이 묵직하게 막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귀를 기울이고 콩콩 뛰어봐도, 손가락으로 잡아당겨봐도 물은 꿈쩍도 하지 않았고, 결국 그 불쾌함을 끌어안은 채 휴가 내내 보내야 했습니다.
왜 여름철에 귀 관련 질환이 급격히 늘어나는지를 생각해보면, 답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수영장이나 바다, 계곡 물에는 포도상구균(Staphylococcus)과 연쇄상구균(Streptococcus)이라는 세균이 존재할 수 있는데, 이 두 균은 귀 바깥쪽 통로인 외이도(外耳道)의 피부에 아주 작은 상처만 있어도 파고들어 감염을 일으킵니다. 여기서 외이도란 귀 입구에서 고막까지 이어지는 약 2.5cm의 통로를 말하며, 여름철 습기와 물기가 지속되면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또한 평소 귀지가 많은 분들은 오염된 물에 노출되었을 때 외이도염에 더 취약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귀지 자체가 귀 안쪽을 산성으로 유지해 세균을 어느 정도 억제하는 역할을 하지만, 물이 들어와 그 환경이 무너지면 오히려 세균이 쉽게 자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출처: American Academy of Otolaryngology에서도 수영 후 외이도 감염 위험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 외이도염의 주요 원인균: 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
- 고위험군: 귀지가 많은 사람, 외이도에 미세 상처가 있는 사람
- 주요 증상: 귓구멍의 부종, 극심한 접촉 통증, 고름(농성 분비물) 분비
- 악화 시: 고름 주머니(농양) 형성 → 절개 배농 시술 필요
외이도염 예방 — 귀를 지키는 원칙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외이도염(Otitis externa)은 이름만 들으면 거창하게 느껴지지만, 쉽게 말해 귀 외벽에 생기는 피부 염증입니다. 초기라면 항생제 성분이 포함된 먹는 약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농양(膿瘍) — 즉 고름 주머니가 형성될 만큼 악화되면 절개해서 고름을 직접 제거해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제가 처음 이 사실을 알았을 때 솔직히 좀 무서웠습니다. "귀에 물 좀 들어간 게 수술까지?"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예방의 핵심은 물놀이 전후로 귀를 최대한 만지지 않는 것입니다. 물놀이를 마친 뒤 귀가 간지럽거나 이물감이 생기면 본능적으로 손가락이 귀로 향하게 되는데, 이때 손톱에 묻은 세균이 외이도 점막으로 직접 전달될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깨끗한 수건으로 귀 바깥쪽만 부드럽게 닦아주는 것이 안전합니다.
면봉 사용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는 편입니다. "면봉으로 살살 닦으면 되지 않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실제로는 고막이 귀 입구에서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에 면봉을 깊이 넣는 순간 고막 손상의 위험이 생깁니다. 출처: Harvard Health Publishing에서도 면봉의 귓속 삽입은 권장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면봉을 쓴다면 길이의 3분의 1 이내로만, 귀 입구 주변의 물기를 흡수하는 용도로만 사용해야 합니다.
물놀이 후 귀 관리 체크리스트
저도 이 원칙들을 알고 나서부터는 물놀이 후 귀를 대하는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억지로 뭔가를 쑤셔 넣거나 세게 잡아당기는 행동을 먼저 멈추는 것, 그게 출발입니다. 가능한 한 깨끗한 환경의 수영장이나 계곡을 선택하는 것도 감염 예방에 영향을 줍니다. 수질이 좋지 않은 곳일수록 외이도염 발생 위험도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응급 대처 — 지금 당장 귀에서 물 빼는 현실적인 방법
아프거나 필요할 때는 항상 필요한 것은 없고 병원도 문을 닫은 늦은시간이거나 휴무일이 겹치는 건 참 아이러니합니다. 저도 그날 계곡에서 면봉 하나 없이 온종일을 버텼으니까요. 그래서 야외에서도 실제로 쓸 수 있는 방법들을 정리해보고 싶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물이 들어간 귀를 아래쪽으로 기울이고, 해당 쪽 다리로 콩콩 뛰는 것입니다. 중력과 진동을 함께 이용하는 방법으로, 많은 경우 이것만으로 해결됩니다. 여기서 한 가지 팁을 드리면, 단순히 뛰는 것보다 귀 쪽 손바닥으로 귀를 살짝 막았다가 떼는 동작을 반복하면 음압(陰壓) — 즉 귀 안쪽에 생기는 흡인력이 물을 귀 입구 쪽으로 끌어당기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두 번째 방법으로는 헤어드라이어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드라이어 세기를 약으로 설정하고, 귀에서 15cm 이상 떨어진 상태에서 찬 바람으로 귓속을 천천히 말려주는 것입니다. 시간이 좀 걸리긴 하지만 외이도 점막에 자극을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비교적 안전한 편입니다.
그리고 저만의 방법이 하나 더 있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효과를 본 뒤로는 정말 요긴하게 쓰고 있습니다. 휴지 모서리를 아주 얇고 길게 돌돌 말아서 끝이 뾰족한 막대 형태로 만든 다음, 물이 들어간 귀 안으로 아주 천천히, 조금씩 돌려가며 넣어주는 방법입니다. 고막에 닿지 않을 만큼만 조심스럽게 넣다 보면 어느 순간 귀 안에 차 있던 물기가 휴지 끝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귀가 뻥 뚫리는 느낌이 납니다. 이 시원함은 겪어본 사람만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방법을 권장하는 시각도 있지만 귀 내부에 상처가 생기면 오히려 세균 감염의 진입로가 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 말씀드려야 합니다. 스스로 조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가까운 이비인후과에서 소독된 흡입기(석션, Suction)로 제거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정답입니다. 흡입기란 귓속의 물기나 이물질을 음압으로 빨아들이는 의료용 장비로, 고막에 자극 없이 외이도 내 수분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귓속에 물이 오래 고여 있으면 급성 중이염(急性 中耳炎)으로 번질 수도 있으므로, 위 방법으로도 해결이 안 된다면 병원 방문을 미루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귀에 물이 들어갔는데 그냥 두면 저절로 빠질까요?
A. 빠지는 경우도 있지만, 저처럼 하루 이틀이 지나도 그대로인 경우도 꽤 많습니다. 물이 귀 안에 오래 고여 있으면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고, 급성 중이염이나 외이도염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방치보다는 적극적으로 제거를 시도하거나 이비인후과를 찾아가는 것이 훨씬 안전합니다.
Q. 외이도염이 생기면 어떻게 치료하나요?
A. 초기에는 항생제나 항염증제 성분의 먹는 약이나 귀 점이약으로 치료가 가능합니다. 다만 농양, 즉 고름 주머니가 형성될 만큼 심해지면 절개를 통해 고름을 직접 배출해야 하는 시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증상이 생겼다면 초기에 이비인후과를 방문하는 것이 제일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Q. 면봉으로 귓속 물기를 닦아내도 되나요?
A. 면봉 사용 자체를 무조건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조심해서 쓰면 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제 경험상 면봉은 귀 입구 주변의 물기를 흡수하는 용도로만, 면봉 길이의 3분의 1 이내로 사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타협선입니다. 너무 깊이 넣는 순간 고막 손상 위험이 생기므로 절대 무리하지 마십시오.
Q. 귀에 물이 들어간 것 같은데 통증도 생겼어요. 외이도염인가요?
A. 물놀이 후 귀를 손으로 살짝 눌렀을 때 심한 통증이 느껴지거나 귓구멍이 부어오른 느낌이 든다면 외이도염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고름이 흘러나오거나 발열이 동반되면 빠르게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시는 것이 맞습니다. 단순한 먹먹함과 통증은 구분이 필요한 신호입니다.
결론
어린 시절 계곡에서 귀에 물이 들어갔을 때 이 방법들을 알았더라면 그 여름이 훨씬 즐거웠을 텐데, 라는 생각이 지금도 남습니다. 중력과 진동을 이용한 점프, 헤어드라이어 냉풍 건조, 그리고 얇게 만 휴지를 이용한 흡수법까지 — 간단해 보이지만 순서대로 시도해보면 생각보다 효과적입니다.
그렇지만 외이도염이나 중이염은 방치하면 절개까지 가는 경우도 있는 만큼, 위 방법으로 해결이 안 되거나 통증이 동반된다면 주저하지 말고 이비인후과를 찾아가십시오. 여름 물놀이는 분명 즐거운 일입니다. 귀 하나 때문에 그 즐거움을 통째로 망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