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여름, 회사 식당에서 동료들과 점심을 먹고 나서 그날 오후를 통째로 화장실에서 보낸 적이 있습니다. 저만 그런 게 아니라 같은 테이블에 앉았던 동료들 모두 똑같은 상황이었고, 결국 다 같이 병원에 실려 가다시피 했죠. 그때 처음으로 식중독이 얼마나 갑작스럽고 고통스러운 질환인지 몸으로 깨달았습니다. 8~9월 두 달 동안 연간 식중독 환자의 약 절반이 집중된다는 사실에, 미리 알고 대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금도 가끔 생각합니다.단체 식중독을 겪고 나서야 알게 된 원인균의 정체그날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이 "아마 살모넬라균이나 포도상구균 쪽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을 때, 저는 그게 뭔지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식중독이라는 말은 익숙했지만, 원인균이 이렇게 종류별로 나뉜다는 건 그날 처음 ..
땀이 줄줄 흐르는 한여름, "땀이 많이 나는 게 더 위험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저는 정반대 상황에서 크게 놀란 적이 있습니다. 오히려 땀이 멈췄을 때, 얼굴이 토마토처럼 빨개졌을 때가 진짜 위기였습니다. 일사병과 열사병, 이 두 가지는 이름은 비슷하지만 생사를 가를 수도 있는 전혀 다른 질환입니다.일사병과 열사병, 뭐가 다른가일사병(heat exhaustion)이라는 말, 흔히 "더위를 먹었다"고 표현하죠. 저도 그게 전부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일사병과 열사병은 같은 온열 질환 계열이면서도 위험도가 극단적으로 다릅니다. 실제로 이 둘의 차이를 제대로 알고 있었다면, 저 역시 그날 더 빠르게 움직였을 겁니다.일사병은 강한 햇빛 아래 오랜 시간 노출되어 과도한 발한(發汗), 즉 땀을..
작년 여름, 저희 가족은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고 지냈다가 모두 감기에 된통 걸렸습니다. 열, 기침, 콧물, 두통에 몸살까지 총체적 난국이었는데, 알고 보니 감기가 아니라 냉방병이었습니다. 그런데 찾아보다 보니 신기한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냉방병'이라는 단어 자체가 우리나라에만 있다는 것입니다. 왜 그런지, 그리고 에어컨이 실제로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때부터 제대로 파고들었습니다.냉방병, 왜 우리나라에만 있는 단어일까냉방병을 영어로 검색하면 사실상 국내 자료만 나옵니다. 일부 번역 사이트에서는 'Air Conditioning-itis'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 이 표현을 구글에서 검색해도 해외 의학 문헌에서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처음 이 사실을 알았을 때 저도 의아했습니다. 분명히 ..
길을 걷다가 건물 유리창에 비친 제 모습을 봤을 때, 솔직히 좀 충격이었습니다. 머리는 몸통보다 한참 앞으로 나와 있고, 상체는 전체적으로 구부정하게 말려 있었습니다. "저게 나라고?"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 그 자리에서 바로 어깨를 펴고 턱을 당겼습니다. 정형외과에서 받은 검사 결과에서 이미 일자목이라는 얘기를 들었던 터라, 이제는 진지하게 교정을 시작해야겠다 싶었습니다.유리창 앞에서 멈춰 선 날, 거북목을 제대로 마주했습니다정형외과에서 경추 엑스레이를 찍었을 때, 의사 선생님이 "일자목이네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일자목이란 정상적으로 완만한 C자 커브를 그려야 할 경추가 일직선으로 펴진 상태를 말합니다. 여기서 더 진행되면 머리 전체가 몸의 중심선보다 앞으로 돌출되는 두부 전방 전위(Head Fo..
솔직히 저는 손저림이 이렇게 오래 갈 줄 몰랐습니다. 손가락이 찌릿하고 힘이 빠지는 증상이 반복되길래 단순 피로겠거니 했는데, 자가진단을 해보고서야 두 가지 증상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손목터널증후군과 손목건초염, 이 두 가지는 증상이 비슷해 보여도 진단 방법이 다르고 관리법도 다릅니다. 제가 직접 따라해본 마사지와 스트레칭이 생각보다 훨씬 효과적이었기에 경험을 기록해 둡니다.자가진단 — 손목터널증후군인 줄 알았는데 손목건초염이었습니다처음에는 손저림과 손가락 찌릿함을 검색하면 가장 먼저 뜨는 손목터널증후군(Carpal Tunnel Syndrome)을 의심했습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이란 손목 안쪽의 좁은 통로를 지나는 정중신경이 눌려 손가락과 손바닥에 저림, 통증, 감각 이상이 나타나는..
자다가 손이 저려서 깨본 적 있으신가요? 저도 처음엔 그냥 자세 탓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손목 몇 번 돌리면 금방 풀리니까요. 그런데 이게 점점 잦아지고, 컵을 들다가 손에서 힘이 빠져 놓쳐버리는 일까지 생기면서 단순한 피로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손목터널증후군, 남의 얘기인 줄만 알았는데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었습니다.손목터널증후군 자가진단 — 이 증상이 반복된다면 신호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이라고 하면 뭔가 확 아파야 할 것 같은데, 실제로는 굉장히 슬금슬금 옵니다. 저의 경우도 처음엔 자다가 손이 저려 깨는 일이 한 달에 한두 번 정도였습니다. 그냥 자세를 잘못 잡았나 싶어서 손목을 돌리고 다시 잠들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 빈도가 눈에 띄게 늘기 시작..